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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리서치 여행

2015 일본 미래과학관(미라이칸) 기획전시 "미래의 유원지"전 <1편>

일본 미래과학관(이하 '미라이칸')은 일본의 대표 과학관 중 하나이다. 

이곳은 다른 과학관과 마찬가지로 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로 나뉘어 있지만 다른 과학관들과 다른 점은 기획전시실이 전체 전시장의 1/3 정도로 기획전시의 비중이 크다는 것이다.

전시의 양상도 과학 관련 전시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방면으로 대규모 기획전이 이루어지며, 기획적으로나 내용면으로나 우수한 전시를 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전시의 제목은 "미래의 유원지"이며 인터렉티브 미디어 체험전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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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이칸의 전경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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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 역시 매우 흥행하고 있는 전시로써 주말에 가면 1시간 이상은 기다려야 하므로 평일 관람을 추천한다.

티켓박스는 내부에도 있지만, 관람객이 많으면 이렇게 외부 티켓박스에서 표를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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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을 끊고 내부로 들어오면 심볼존 쪽으로 들어오는 입구가 있다. 사진으로 봐서는 줄이 길지 않아 보이지만 좌측으로 돌아가면 매우 긴 줄이 안쪽까지 있어서 30분 이상 기다려야 입장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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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 한쪽으로 미래의 유원지 포스터와 함께 사진을 찍는 키오스크가 설치되어 있었다.

위의 사진처럼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으면 자동으로 페이스북 페이지에 사진이 올라가는 구조이다.

https://www.facebook.com/teamlabodoru/photos_stream


* Flowers and People, Cannot be Controlled but Live Together, for Etern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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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 들어서면 양쪽에 하프미러가 설치된 디스플레이로 꽃들이 흩날리는 영상을 보여준다.

하프미러에 자신의 모습이 비치면서 마치 내가 꽃가루가 흩날리는 공간 안에 들어있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연출하였다.

하프미러 골목을 지나면 커다란 방이 나오는데 꽃가루 영상이 바닥에 투사되고 사방이 거울로 되어있어 꽃가루가 흩날리는 넓은 광장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 들도록 연출하였다.

방안에 가득 찬 꽃가루가 환상적은 느낌이 들도록 하는 것이 의도인듯싶으나, 입구에 몰리는 사람들이 사방에 있는 거울에 반사되면서 사람들로 가득 찬 공간이라는 느낌이 더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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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를 관람한 후 사람 없을 때 다시 찍은 사진이다. 사람이 없는 전시물의 느낌은 확실히 다르다. 

일단 광활하게 펼쳐지는 꽃밭의 느낌이 배경음과 잘 조화되어 환상적인 느낌이 든다. 영상인 줄 알았는데 인터랙티브 요소가 있었다는 것도 그때야 알았다.

확실히 바닥을 활용하는 전시물은 관람객 수에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입구전시물은 전시 전체의 이미지를 나타내고 전시의 몰입도를 높이는데 중요한 요소이므로 많은 고민을 하게 되는데

관람객 수를 고려하더라도 도입에 이 전시물은 선택한 것은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관람객 때문에 전시물이 이야기하는 메시지를 느끼기는 어려웠지만, 사운드나 콘텐츠가 공간 전체의 분위기를 만들면서 관객들에게 몰입감을 주는 요소가 되었고 가볍게 전시 분위기를 전달받기에 좋았던 것 같다

그리고 공간에서 주는 느낌이 훌륭해서 인터랙티브적인 요소가 빠졌어도 관객들에게 주려고 하였던 느낌을 충분히 살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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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웨어적인 구성에 있어서는 소니 7000안시대 프로젝터 4대가 사용되었으며 내가 본  전시에서는 처음으로

CRESTRON 의 HDbaseT 로 구성되었다. 6계월 정도의 중장기 전시에서 HDbaseT 구성이어서 전시용으로도 무리가 없다는 걸 확인했다. CAT5e 이상이면 설치 가능 하므로 확실히 인스톨레이션에서 설치용의성과 비용절감이 이루어질 수 있는 부분이다.

이번 전시에서 대형화면 대부분을 소니의 LCD 프로젝터로 사용하였으며 이는 내구성보다 색감이 좀 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바닥 프로젝션은 고안시 프로젝터임에도 바닥의 매질 때문에 영상이 어둡고 탁하게 표현되고 있었다.

이는 뒤에 있는 대형 벽면 프로젝션이랑 비교하면 극명하게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입구전시물을 지나게 되면 디지털 액자 형식의 전시물들이 있는 공간으로 들어가게 된다.


* Flower and Corpse Glitch Set of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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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ver Blossoming Life – Go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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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am Lab의 아트 프로젝트의 절정을 보여주는 콘텐츠로서 동양화를 3D로 구현하여 보는 것만으로 감동이 느껴진다.

이번 전시는 크게 두 가지 공간으로 나뉘는데 첫 번째 공간이 아트 프로젝트고 두 번째 공간이 유원지이다.

위의 전시물은 첫 번째 공간에서 메인이 되는 전시물로, 콘텐츠들을 하나하나 자세히 볼 수 있도록 양쪽 벽에 나열해 놓았다.

콘텐츠들은 각각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아름답고 정교한 콘텐츠들을 감상하기 위해서 체류시간이 가장 긴 곳이기도 하다.


일본전시들을 보면서 가장 감탄하는 것이 전시 전체의 리듬감을 매우 잘 살린다는 것이다.

전시리듬감을 잘 살림으로서 지루하거나 힘들지 않고 적당한 시간을 머물다가 다음 전시물로 이동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진다.


앞의 전시물이 전시에 대한 기대와 몰입을 높여줬다면 다음 전시물들이 그 기대에 부응하는 경험으로 이어간다

입구전시가 경험적인 측면이 강하다면 이 공간의 전시물들은 시각적인 감상요소가 풍부하고, 앞이 단순명료하다면 뒤는 밀도 있고 복잡하다. 사운드도 앞에서는 극적인 효과로 사용했다가 다음 전시물에서는 사운드를 제거하여 다양한 이미지에 방해되지 않는 방향으로 잡았다. 이렇듯 앞뒤의 전시물들의 강 약 조절을 통해 전시에 대한 리듬감을 만들고 있다.

이 리듬감은 다음 전시물에서 더 다양한 경험으로 확장되면서 이어지고 있으며 콘텐츠 외적으로 다양한 변화폭을 만들고 있다.

이번 전시의 뛰어난 점은 이 모든 감각요소가 잘 어우러지며 전시리듬감이 절정에 이른다는 것이다.


* What a Loving, and Beautiful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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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전시물을 지나 왼쪽 방으로 들어가면 독립된 공간으로 구성돼있는 전시물을 보게 된다.

입구전시와 마찬가지로 독립공간을 가지고 있지만 인터랙티브 미디어를 활용하여 벽에 있는 이미지들과 상호작용하는 전시물이다.

이 전시물은 콘텐츠간의 상호작용이 재미있다. 예를 들자면 한 관람객이 전시장 벽에 쓰여있는 "불" 이라는 글자를 만져서 벽에 불이 나면 다른 사용자가 "바람" 을 만져서 불을 끌 수 있는 식이다.

앞서 두 전시물이 관객참여가 정적이었다면 이 전시물은 동적이다. 공간적으로 입구전시와 반복되는듯하지만 상호작용이 두드러져 관람객 참여가 적극적이며, 영상의 변화가 극적이다.

경험적으로 시각적인 부분이 반복되다가 다른 형태로 체험이 변화하는 요소가 있어서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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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에서는 중요하지 않지만, 제작자 입장에서는 하드웨어 부분도 이 전시를 보는 매력적인 요소이다.

프로젝터 옆에 달린 작은 카메라같이 생긴 것은 수직 방향으로 넓게 적외선 레이저를 쏴서 들어오는 물체의 거리를 측정하는 도호쿠 IR스캔센서 이다.

산업용 IR스캔센서로 인터랙티브 콘텐츠에 쓰기에는 개발자가 번거로운 부분이 있다. 하지만 위의 거리 센서를 사용하면 카메라로 벽의 터치를 인식하는 것보다 정확도와 안정성이 높으며 센서 설치 시 공간의 제약도 없어지게 된다.

추후 전시에서 활용할만한 부분이다.


* United, Fragmented, Repeated and Impermanent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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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병풍과 인터랙티브 콘텐츠 사이에 있는 전시물로서 이번 전시의 심볼이기도 하다.

커다란 영상이 규모 있게 위치하고 있어 마치 전시장의 중심을 나타내는 것 같기도 하다.

위치도 디지털 병풍 바로 옆에 있어 크기 차이에서 리듬감과 재미를 준다.

팀랩에서 원래 이 전시물을 디지털 병풍처럼 작은 사이즈로 제작했으며 인터랙티브 요소가 들어가 있었던 콘텐츠였다.

하지만 이 전시물이 기획전으로 구성되면서 사이즈와 경험을 변화시켰다.

전시물의 규모를 크게 키움으로써 앞의 전시물과 확실한 대비를 주었고 심볼로서의 주목성을 가지게 하였다.

전시물의 규모가 커진다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에게 주는 경험은 매우 다르다. 이는 전시물의 규모에 따라 보는 전시물에서 경험하는 전시물로 바뀌게 된다.

특히 전체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이미 제작된 인터랙티브 요소를 제거했다는 것은 어려운 선택이었겠지만 기획자로서 적절한 판단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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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에 있어 하드웨어의 선택도 중요한 요소인데 입구전시에서 언급했던 소니 7000안시급이 8대가 사용되었다.

입구전시에서는 하드웨어가 가지고 있는 특징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였는데 바로 색감이다.

소니 7000안시급 프로젝터는 동급 사양 중에 가장 폭넓고 화사한 색감을 표현할 수 있는 프로젝터이다. 

그만큼 화려한 색이 많이 들어가 있는 콘텐츠에 적합한 프로젝터로 상설전시가 아니라면 최적의 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프로젝터 설치를 나무 받침대에 해 놓아서 있어서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블렌딩이 틀어지는 현상이 생기고 있다.


* Crows are chased and the chasing crows are destined to be chased as well, Division in Perspective – Light in D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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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시물은 첫 번째 테마의 경계에 있는 전시물로서 최고의 몰입감을 주는 영상 전시물이다.

바로 앞의 전시물과 상반되게 어두우면서 영상에 몰입감을 줄 수 있도록 사운드가 압도적이다.

이 전시물을 경계로 두 가지의 테마가 정확히 분리될 수 있게 이 전시물로 들어오고 나가는 사이가 매우 어두우며 전시물을 경험하고 나서 다음 전시 테마로 나가게 되면 전혀 새로운 세상이 나타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이는 다음 테마에서 공간의 성격이 달라지기 때문인데 다음 편에서 자세히 이야기하겠다.

우선 이 전시물은 중앙 스크린 양옆으로 3단 레이어로 구성하였다. 이렇게 앞으로 두 개의 화면이 레이어진 형태일 뿐인데 영상에서 Z축으로 공간감이 느껴지는 신기한 경험을 하였다. 영상 자체가 다이나믹하게 움직이는 것도 영향이 있겠지만 서클형 스크린과는 다르게 양쪽의 스크린이 점진적으로 앞으로 위치하게 되어 주변 영상을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차이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이 전시물은 무엇보다도 영상과 사운드가 주는 느낌이 공간을 압도하여 관람객들에게 강한 자극을 느끼게 해주는 요소이다.


다음 테마<유원지>의 전시물들은 2편 에서 소개하도록 하겠다.


2015 일본 미래과학관(미라이칸) 기획전시 "미래의 유원지"전 <2편> 바로가기




* 미라이칸 * 은 도쿄 오다이바에 위치하고 있다. 

오다이바는 관광지로 들어가고 나오는 교통편이 비싼 편이므로 오다이바를 1일 코스로 계획해서 근처 전시장들을 같이 관람하는 것을 추천한다.



일본 미라이칸 홈페이지

http://www.miraikan.jst.go.jp/